상상력을 키워라

시작부터 참 흥미롭다. 야후를 다운시킨 '15세 소녀'와 '사도 바울'의 관계는? 답은 간단하면서도 오묘하다. 둘은 모두 '네트워크 마스터'였다는 것.

바울은 당시 신앙을 실어 나르고 전파하는 유일한 사회 종교적 링크의 마스터. 15세 소년은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서 같은 뜻을 가진 매개체를 조종했다는 것이다. 이 둘이 성공한 것은 우리가 모든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는 아르헨티나 작가의 말처럼. 책 '링크'는 이렇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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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시작. 네트워크, 링크의 관점에 한 번 생각해보자. 싸이월드 네트워크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무슨 일이 있어도 연결 가능한 네트워크다. 일상성의 네트워크. 뭐 다 아는 얘기이자 진부한 해석이다. 블로그 네트워크는 가능할까. 일상성의 네트워크가 가능할까. 다시 묻자. 지금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쌓고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는 데에 관심이 있는가.

예전에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꼭 싸이를 쓸 것 같은 블로거를 만났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전부 다 드러내놓지 않은 네트워크를 쌓고 싶어요." 단편적인 해석일지 모르지만 싸이의 하락(지금 싸이가 하락했단 소린 아니다. 싸이는 여전히 잘나가는 네트워크 상품이다)에 대한 해석은 개인적 네트워크에 사람들이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초기 폐쇠적 블로그(이글루스, 테터 등등)에 열광은 새로운 네트워크에 대한 열망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네트워크. 반 네트워크를 원하는 사람들이 블로그로 왔다. 그러나 역설적인 것은 반 네트워크를 위해 블로그를 채택한 그들 종차 댓글로 링크 쌓기를 원한다는 것.

그렇다면 작금의 인터넷에선 네트워크, 교감을 쌓기 원하는 방법, 루트, 반응을 바꾸길 원하는 건 아닐까. 근친과 사교적 네트워크에서 다른 확장성을 가진 네트워크로 가기 위한 중간다리.

뜬금없지만 갑자기 네트워크에 관한 흥미로운 영화가 떠오른다. 95년 작품인 일본만화 '공각기동대'가 바로 그것이다. 공각기동대를 ‘네트워크’로 키워드를 맞춰서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잠깐 네트워크 키워드로 내용을 설명해 볼까.

뇌만 사람인 인조인간 쿠사나기는 공안 9과라는 특수부대 '짱'이다. 공안 9과는 워낙 특이해서 경찰이 감히 손대지 못하는 사건들만 맡는다. 네트워크 관점에서 보면 공안 9과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하나의 커뮤니티다. 특수 임무 수행 커뮤니티 집단 속에선 모든 관계가 수직적인 것. 아군과 적군, 살해해도 될 대상과 지킬 대상으로 나뉠 뿐이다. 반복된 네트워크 관계는 쿠사나기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쿠사나기는 인형사라는 이상한 기계인간을 만난다. 인형사는 새로운 외부세계에 대해 쿠사나기에게 말한다. 고민 많은 쿠사나기는 인형사 이야기에 흥미를 갖는다.

마침내 그 둘은 만신창이(팔 다리 잘린..)가 된 몸으로 서로에게 ‘링크’한다. 그러나 정부는 강제로 그 링크를 끊어버린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장면. 새로운 인조의체를 입은 쿠사나기는 말한다 “네트워크는 광대해” 공각기동대가 여러 가지 영화적 해석이 가능하지만 네트워크로 본 영화 공각기동대는 상당히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네트워크, 링크, 관계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 그래서 공각기동대는 개인과 네트워크 구조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보고서라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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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가 쿠사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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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인형사. 서로 링크하는 장면.


정보가 네트워크를 만나고 네트워크가 인터넷 '링크'를 통해 확산된다. 여기에서 뉴스는 뭘까. 책은 말한다. 인터넷에서 언론의 자유가 있단 말은 거짓말이라고. 조건은 제시한다. '무작위 네트워크'라라면 달리 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웹상에서 '무작위 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내 미디어적 경험치, 뉴스가 웹에 출판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더 이상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그 뉴스를 알아채는가'이다. 어렵게 말하지만 결국 웹상 뉴스가 권력을 갖는 것은 소수의 커넥터의 몫이라고 한다, 연결자, 연결을 유지해 주는 허브, 정보 관리자. 실제로 웹은 극소수의 허브에 의해 지배된다.

이를 위해 재미있는 통계를 내놓는다. 할리우드 배우 중 가장 많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 이름을 아는가. 톱 10을 뽑아보니 이랬다. 멜 블랑, 톰 바이런, 마크 윌리스, 론 제러미... 아는 이름이 있나. 솔직히 없다. 이유는 뭘까. 따져보니 이들은 모두 포르노 배우였다는 것이다. 이 예시가 흥미로운 것은 이들에겐 외부로 통하는 링크, 주류 할리우드 시스템과 통하는 링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현실 네트워크와 웹 네트워크의 상관관계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상호보완 관계를 맺는 것 같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쓸지도, 안 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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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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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치곤 재밌습니다. 오늘 오후 2시. 정확히 2시 정각. 시간을 다투며 속보기사가 쏟아지더군요. 검찰에 불려 가신 분과 재판을 받으신 분의 기사들이 말입니다. 한국 최고 기업 두 회장님은 오늘 무척 바쁘셨겠습니다.

재계, 이건희-정몽구 회장 동시수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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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름이

총선이 끝났습니다. 전 제주서 거친 비바람을 뚫고 투표를 하고 왔는데요. 4월 9일 11시 4분.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뉴스를 체크하고 왔습니다.

한나라당이 압승했다는 소식, 새로운 보수시대가 온다는 뉴스. 문국현이 이재오를 이겼다, 손학규, 정동영의 참패, 진보 세력은 참패 등등 여러 가지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결과를 보니 또 새로운 느낌이 드네요.

오늘 기사를 보다가 자꾸만 민주당이 '안습이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소리, 박중훈, 노현정, 김흥국... 정치인들을 지지했던 연예인들 분포도를 다시 보니 대부분 한나라당, 진보당이더군요. 민주당을 지지한 연예인들을 (제가 봤을 땐) 못 본 것 같더군요. 또, 저녁 9시쯤엔 신지호 후보 승리 소식은 보이는데 김근태 후보 기사는 보이지 않더군요. 김근태 후보가 기사 한 줄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니. 좀 씁쓸합니다.

오후 9시 30분쯤. 갑자기 모든 기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단 한 컷 기사를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도저히 뽑아드릴 인물없어 죄송" 성난 무효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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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같은 심정이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아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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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름이
TAG 총선

제주 오름을 올랐다. 혼자서. 무언가를 잊고 싶었고 또 무언가를 다시 상기하고 싶었다. 그 부근에 가면 그 오름이 있다는 얘기만 듣고 무작정 핸들을 돌렸다. 높은 것이라곤 한라산이 최고인 이 제주 땅에서 작은 오름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이리 저리 핸들을 돌리니 여기저기 땅을 일구는 사람들이 보였다. 지긋한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꾸고 일구는 땅. 다랑쉬오름이 어디냐고 길을 물었다.

"저짝으로 가믄 보여" "저쪽 어디요?" "아 일로 해가꼬 절로 빠지믄 보인당께" "아... 네. 이 길 따라 가란 말씀이죠" "아 저짝으로 쭉 가믄 보인당께"

길에 차를 세우고 세 번을 물었다. 세 번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 대답은 똑같았다. 가만히 서서 동서남북 사방을 둘러봤다. 정말 그랬다. 길, 땅, 오름이 저 멀리 보이니 그냥 ‘저짝으로’ 가면 되는 거였다. 언제부터 그렇게 정확한 길을 알고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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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다 근처에 있는 가장 높은 오름 입구로 향했다. 가보니 이게 웬걸. 내가 찾던 그 오름이 나왔다. 혼자 잠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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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오름을 오르다 건너편에 있는 다른 오름이 보였다. 강줄기 같은 선이 분명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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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주변머리만 있는 대머리 같은 모양. 꼭대기 평지 한쪽엔 작은 나무도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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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면 오를수록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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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이 멋드러지게 핀 곳엔 노란 융단이 깔린 것 같은 풍경.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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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같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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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싸인'에 나오는 외계인 표식같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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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에 오르면 큰 천지같은 분지형 터가 나온다. 동그랗게 한바퀴를 돌았다. 아무도 없는 오름을 혼자 올라가 몸이 흔들릴 정도의 바람을 맞으니 조금 무섭기도.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엔 작은 집이 있었다. 들여다봤다가 화들짝 놀랬다. 사람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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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길은 난간이라도 있었지... 다른 곳엔 난간도 없다. 살짝 무섭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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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름이